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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여행/서울

10만원대한우오마카세 구전동화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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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우 오마카세가 먹고 싶었는데 웬만한 가격이 20만원이 넘어간다. 

그러다 구전동화를 알게되었고 여기는 12만원!

가격이 괜찮다 생각했다. 하지만 단점으로 양이 상당히 적다고 한다. 

다이어트 중이었기에 나는 맛만 좋다면 괜찮다 생각하고 한 달 전에 문자로 예약했다. 

2인의 예약금은 무려 20만원...ㄷㄷ

정말 당일 취소는 못할 예약 보증금이다.

 


구전동화 내부 인테리어


신기한 게 여기는 간판이 없다. 엄청 허름한 부동산 건물 2층에 있는데 반신반의하면서도 내부로 들어갔다. 

 

 

내부로 들어가니 인테리어가 정말 분위기 있고 좋았다. 조명도 은은한 것이 진짜 여자들이 좋아할 만한 셀카 성지였달까?

진짜 여기서 셀카 찍으면 조명이 잘 받는다. 덕분에 사진 여러 장 건졌다. 

 

 

코로나 2단계이기에 토요일 1부 5시 반 2부 7시에 진행한다. 

나는 1부에 방문했고 자리는 9명 만석이었다. 

 

우리가 먹게 될 고기다. 양은 저게 2인 분양

상당히 적다. 왼쪽부터 채끝등심, 살치살, 안심 추리, 양념갈비 순이다.

 

 

살치살은 부위가 좀 안 좋은 부위를 주신듯.. 지방이 많구나.

 

고기는 오른쪽에 있는 숯불 굽는 곳에 직접 셰프가 구워주신다. 

 

 

연기가 바 쪽으로 새 나가지 않게 유리막으로 잘 막아져 있다. 통풍도 잘 돼있어서 옷에 냄새가 전혀 베지 않게끔 하는 인테리어 구조가 인상 깊었다.

 

첫 번째 요리는 치맛살을 구워 사과 젤리를 올려놓고 그위에 훈연을 한 후에 송로버섯을 올려놓았다. 

참 뭔가 한입거리에 여러 가지를 한 듯... 근데 맛은 딱히 맛있지 않았다. 

사과잼이 너무 달아서 송로버섯 향을 다 잡아먹어 버림. 그리고 치맛살이 생각보다 질겨서 실망했다. 

두 번째로 등심 샤부샤부

여기에 산초가루가 들어가 있는데 산초는 마라탕에 들어가는 상큼한 향인 식물이다. 

내겐 음.. 고깃국 물정도? 그저 그랬다.

 

 

이제 직접 구운 고기가 나오려는지 접시 세팅을 해주셨다. 굵은소금과 고추냉이

 

 

그리고 백김치 세팅, 사진으론 못 찍었는데 양파 조림도 세팅해주셨다.

 

이제 기다리던 채끝등심을 세팅하는 셰프님.

 

가장 기대한 부위 채끝등심! 딱 한 줄이 나온다. 한 입 거리지만 나름 분위기 잡자고 나이프로 썰어먹었다. 

콩 반잘라 나눠먹는 기분으로ㅋㅋㅋㅋ

하지만 딱히 살살 녹는? 천상의 한우고기 맛까지는 아니었다. 마장동에서 먹은 한우 투뿔 고기보단 별로였다. 

한우 원뿔 느낌? 이것보다는 수입산 투뿔 고기를 먹는 게 더 부드러웠을 것이다.

 

다음에 나온 건 안심 추리. 이 부위는 솔직히 왜 나왔는지 모르겠다. 한우라 비싸서 이런 부위를 쓴 건지. 뭔가 구위보다는 장조림이나 국 요리에 쓸 것 같은 느낌? 

내가 안심 추리에 익숙지 않아서 그런지 모르겠지만, 나름 한우 오마카세인데 이것보다는 안심이 나왔다면 더 좋았을 것이다. 여기까지 먹고 좀 실망스러웠다. 

아직까지 먹자마자 감탄할 만한 무언가가 나오지 않았고, 고기의 양은 적었으며 생각보다 질긴 느낌을 받았기 때문이다.

구전동화는 양이 상당히 적은 대신에 요리 하나가 최고인 그런 후기가 많았었는데 여기까지 먹은 나로서는 그 말에 공감하지 못했다. 

하지만 다음 요리부터..! 정말 인상 깊은 요리가 나오기 시작했다.

 

내가 좋아하는 우니를 감싼 살치살!

 

한입에 먹고 감탄스러울 정도로 맛있는 요리였다.

 

우니를 어디 거를 썼는지 물어보지 못해 아쉽지만 이건 상당히 좋은 우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왜냐면 달았기 때문이다! 내가 직접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사 온 우니들만 비리지 않고 달고 맛있었는데, 여태 업장에서 먹어본 우니들은 다 맹물 무맛에 가까웠었다. 

정식당에서 줬던 우니도 비리지 않았지만 달지 않아서 실망했고 어떤 오마카세 업장은 쓰거나 비리기까지 했었다. 

구전동화에서 먹은 우니는 진짜 양도 많았고 달고 부드러웠다. 한 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갓 냉장에서 꺼내서 차가운 온도에 완벽한 요리에 2프로 부족한 느낌이 들었다. 

미리 우니를 꺼내서 상온 온도에 맞췄으면 좋았을 텐데.. 그게 아쉬웠다. 하지만 우니의 신선함 때문이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다.

 

양념갈비와 비빔막국수

이건 진짜!!!! 기대 이상으로 맛있었다. 막국수가 원주에서 줄 서서 먹는 신촌막국수에 버금가는 양념 맛이었다. 

한우 오마카세 집인데 막국수 맛집인 거면 이게 뭔 조화일까.

웬만하면 짜서 양념만 따로 안 먹는데 이건 먹자마자 면치기를 하고 남은 양념까지 그릇을 들어마셔버렸다. 

양념갈비도 한 점은 따로 먹어보니 맛있었고 나머지 한점은 비빔막국수랑 같이 먹으니 바로 묻혀버림.

이때부터 같이 마신 적포도주 때문에 취하기 시작했다. 

요리도 너무 맛있어져서 흥분하기 시작함

 

카츠 산도

연속 두 요리가 맛있어서 기분이 좋은 참에 먹은 이 카츠 산도는... 정말로 부드럽게 녹는 맛이었다. 

이제야 정말 한우 오마카세 코스가 나온 듯. 고기가 입안에 들어가자마자 사르르 녹아버렸다. 유투버 중에 누가 카츠 산도는 구전동화의 것이 최고라고 했었는데. 그말이 이제야 이해가 갔다. 

나는 카츠산도는 처음 먹어봤지만, 이만큼 맛있는 요리는 찾기 힘들듯.

 

트러플을 잔뜩 얹은 솥밥

이제야 애피타이저가 끝나나 싶었는데 벌써 마지막 요리 솥밭이다.

양적은 줄은 알았지만. 진짜 코스가 적었다. 전체적으로 정식당보다 더 만족한 맛이었지만 양이 아주...

정식당의 웰컴 푸드 먹고 끝나는 느낌이랄까 ㅠ

 

아무튼 솥밥에 트러플은 아낌없이 들어가 있었다. 

 

 

파와 한우와 트러플의 조화로 탄생한 솥밥

맛이 없을 수 없지.

진짜 3~4숟가락? 먹고 다면 사라질 양이라는 게 문제지.

 

 

우리가 너무 아쉬워하고 2차가 식당을 검색하고 난리 치고 있으니 불쌍했는지 우리 테이블만 셰프님이 서비스로 한 그릇 리필을 더 해주셨다. 

리필 안 했으면 진짜. 애피타이저만 먹고 끝나는 느낌이었을 듯.

 

 

 

후식으로 파인애플

파인애플을 그렇게 좋아하지 않는데 고기 후에 먹으니 정말 상큼하고 깔끔했다.  전체적으로 양이 적어서 그런지 참 아쉬웠다. 

코스요리에서 애피타이저가 끝나고 이제 메인 나와서 한입 베어 무는데 끝난달까?

 

구전동화의 12만 원이 가성비 좋은 게 아니라 그 양에 맞춰서 나온 거라 생각하면 된다.

그나마 와인이랑 같이 마셔서 배가 고프게 끝나지는 않았다. 

술을 잘 마시지 못하는 두 명이 가서 와인 한 병을 억지로 다 마셔야 했다. ㅎㅎ.. 덕분에 오랜만에 취해서 맛난 음식과 먹으니 기분은 좋았다. 

 

구전동화를 다시 온다면 이 가격에 차라리 딴 곳을 갈듯하다. 정식당보다 감탄할 만한 음식이 있어서 좋았지만 양은 진짜 적기에 고기를 마음껏 먹는 마장동을 가는 게 나을 듯. 그럼 1명분의 가격으로 고기도 어느 정도 먹었을 것이다.

 

우리 옆 테이블에 남자 5명이 왔었는데 그 남자들을 보면서 왜 이곳을 왔나 싶었다. 여자끼리 오거나 커플들이 오기에는 분위기도 좋고 도란도란해서 그나마 오는 곳인데, 고기 먹을 생각으로 이곳을 방문하면 안 될 것 같다. 

 

분위기 깡패에 셰프의 서비스도 좋았고 요리도 아쉽지만 맛있었기에 한번 방문하기엔 좋을 듯! 

코스요리가 1~2개 더 나왔으면 가성비 측면에서도 더 좋았을 텐데 양적으로 심히 아쉽긴 하다. 그만큼이나 내가 여태 먹은 코스요리 중에 양이 제일 먹었던 업장이었다. 

식사보다는 안주 먹으러 오는 것으로 생각하면 좋을 듯.

우린 결국 2차로 압구정 곱떡을 갔다. 돌아오는 골목에 있었음. 

 

압구정 곱떡

 

한우곱창이 베스트라 이걸 시켰는데... 기대보다는 좀 실망스러웠다. 

떡볶이 국물은 상당히 좋았으나,.. 한우곱창이 진짜 질기고 비렸다. 

차라리 곱창을 뺐으면 완벽한 요리였을 텐데. 곱창이.. 너무 싸구려. 냉동 엄청하다 해동해서 누린내가 그대로 풍겨왔고 아무리 익혀도 질겼다. 

곱창만 빼고 떡만 골라먹어야 했을 정도였다. 

고기를 먹고 난 후라 그런지 매운맛이 당겨서 국물은 잘 마시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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