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동구가성비오마카세 스시공간/ 송하정스시 런치오마카세

스시공간

 

천호동 치과에 가는 길에 방문한 스시집입니다. 오마카세처럼 하나씩 나오지 않고 여긴 일반 스시집인데요, 오마카세초밥 3.8만원세트로 숙성스시를 팔고 있더라구요. 광어, 연어, 참다랑어 등의 제철횟감과 서비스 야채튀김, 샐러드가 포함된 세트였어요. 

기대를 하지않았는데, 생각보다 숙성이 잘되있고 질기지않고 부드럽더군요. 일반 오마카세는 하나씩 되게 감질맛나게 나오잖아요. 이렇게 한꺼번에 나와서 막 먹는것도 나름 괜찮았습니다. 좋은 참치 대뱃살 부위나, 우니 퀄리티는 떨어졌습니다만, 일반 제철횟감의 퀄리티는 나쁘지않았어요. 

아쉬운 점이라면, 오마카세에서 나오는 계란찜이라던가, 맨 마지막에 나오는 아이스크림 등의 디저트를 먹지 못하는 점? 그러나 시간에 쫒겨서 먹어야하는 점심메뉴로는 딱이네요.

 

송하정 스시

상일동 근방에 위치한 송하정 스시입니다. 캐치테이블로 예약이 가능한데, 여기는 스시수강을 해야하는 곳이더군요. 가성비좋은 곳으로 소문나서, 주말예약은 힘들고 평일 혼자로 예약하니 운좋게 하루 전에 예약했습니다.

 

가격이 정말 나쁘지않은데 구성도 좋았어요. 원산지 표기까지 되어있으니 믿을만 하네요.

계속 집에서 재택근무만 하다가 바깥바람을 쐬고 싶어서 나왔거든요. 가끔씩 이렇게 혼자 여유롭게 오마카세를 먹으며 드라마를 보는 것도 나쁘지 않더라구요. 게다가 혼자오면 구석자리에 넓게 앉을 수 있어서 좋아요.

아 날 혼자왔다고 갑자기 저한테 시비아닌 시비로 머라고 한 할머니가 있었습니다. 듣는데 좀 황당하드라구요. 손님도 다 오지도않았는데, 먼저 자기꺼 부터 달라고까지.. 나이들면 곱게 늙어야하는데 말이죠. 그 할머니 옆자리에 앉을 뻔 했는데, 다행히 일찍와서 먼저 구석자리를 차지했습니다.

이 때부터 평온한 시간을 갖었습니다. 제일먼저 나온 차완무시에요. 일본식 계란찜이죠. 맛은 무난했습니다.

바로 토마토샐러드가 나왔네요. 새싹채소에 토마토, 그 위에 치즈가 뿌려졌어요. 짬쪼름하게 입맛을 돋우는 맛이었어요.

제일먼저 나오는 광어! 잘 숙성사켜서 그런지 부드럽고, 풍미가 좋았네요. 숙성스시로는 광어가 제일 플레인이랄까요? 밥알이나, 와사비도 적당했어요. 

두번째 스시로 참돔이 나왔네요. 참돔 특유의 쫄깃한 느낌이 신선했습니다. 위에 간장도 적당하게 발라주셨어요. 저는 와사비를 조금 더 넣어먹는 편이라, 계속 와사비를 추가로 먹었더니, 스시사장님이 부재료를 계속 많이 챙겨주셨네요.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신경써주니 아주 좋았답니다.

전갱어가 나왔네요. 푸른등생선인데도 비리지않고 맛이 좋았어요. 사실 전 비린것도 잘 먹는 편이라, 대체적으로 불호인 생선도 신선하다면 엄청 좋아해요. 역시나 위에 간장을 발라주셨네요.

새끼참다랑어 속살. 가성비스시에 빠질 수 없는 스시네요. 사실 참치 대뱃살을 제일 좋아하지만, 3만원 가성비 스시집에 너무 많은 걸 바라면 안되겠죠. 비리지않고 무난했어요. 참치속살이 비린 곳이 많아서 저한텐 나름 불호인 스시종류인데도 여긴 신선한지, 비린맛을 하나도 못 느꼈어요.

아닛..! 대뱃살도 나오긴하네요. 제가 제일좋아하는 참치대뱃살에 소금을 뿌려주셨는데, 진짜 감동했습니다. 제가 참치대뱃살을 좋아하는 이유가 와사비를 엄청 많이 넣어 먹어도 대뱃살 특유의 느끼함이 다 잡아줘서 맵지가 않거든요. 그리고 지방부위가 느끼하지도 않고 엄청 고소해서, 제일 좋아하는 스시종류입니다. 

3만원 런치코스에 바라지않았는데 대뱃살이 나온 것을 보면 왜 여기가 스시수강을 하는 데인지 새삼 느끼네요. 부재료 생강절임도 제가 다 먹으니까 또 추가로 왕창 주셨어요. 제가 드라마 보면서 먹느라, 따로 요청을 드리지않았는데, 눈치로 알아서 채워주니, 사장님 센스가 정말 미쳤네요.

이것도 푸른등생선이었는데, 간장을 발라주셨네요. 뭔 생선인지는 까먹었어요. 무난하고 괜찮았어요.

훈연한 삼치입니다. 훈연향을 매우 좋아하는 지라, 바삭하게 겉면이 구워진 껍질과 함께, 반익혀진 속살이 밥알과 매우 잘어울렸어요. 이것도 제 최애 스시종류긴 합니다.

오징어스시네요. 이가 약해서 좀 질긴 식감을 싫어하는 편인데, 칼집이 어느정도 들어가 있어서, 질기지 않고 목넘김도 괜찮았습니다.

단새우! 달아서 좋아하는 새우 종류인데, 새우가 2개뿐인건 아쉽지만, 좋았어요.

벌써 마무리를 알리는 장어가 나왔네요. 역시 마무리는 붕장어죠. 위에 발라진 장어소스가 나름 신선했어요. 기존 다른 스시집은 장어소스로 절여진 느낌인데 여긴 뭔가 따로 놀면서도 붕장어의 부드러운 식감과 신선함이 그대로 느껴지면서 마무리로 장어소스가 특유의 장어스시를 느끼게 해준달까요. 나쁘지 않았습니다.

어머, 우토마끼까지 나오는군요. 게다가 꼬다리부분...! 꼬다리를 받은 적은 오마카세를 몇 년간 다녀온 저한테도 처음이네요. 저말고도 10대 남자애가 있었는데, 혼자온 여성한테 주다니, 정말 스시사장님은 배우신분이세요.. 너무나 감동했습니다. 

그동안 쉐프가 주는 오마카세나 고기구이집은 한번도 저한테 많이 준 적이 없었거든요. 진짜 부위도 맛없는 애매한 가생이 부분이나 주고..아니, 그럴거면 여자손님은 가격을 좀 할인해주던가요.. 그래서 항상 남편이 본인 것이랑 바꿔줬었는데 말이죠. 그간의 설움이 싹 사라지네요. 이 날은 혼자왔는데도 양을 많이 줘서 좋았어요.

꼬다리 우토마끼덕분에 이 날 진짜 배불렀어요. 그동안 항상 남편같이 덩치큰 남성의 특혜가 꼬다리받기였는데 그 상식을 깨줘서 감사했습니다. 전 딱히 쉐프님과 대화도 안했는데 받아서 감동..! 단골이 되라는 의미일까요? 덕분에 재방문의사 100프로에요. ㅋㅋㅋ

후식으로 나온 디저트 카스테라! 무난했어요.

라멘이 또 나오네요. 보통은 우동이 많은데, 라멘이라서 더 좋았네요. 이땐 진짜 배불렀어요.

하지만 디저트먹을 배는 따로 있잖아요. 상큼한 유자사벳이었네요. 입가심용으로 딱이었어요. 계산도 캐치테이블로 미리해서 그런지 편했네요. 보통은 캐치테이블로 결제한 카드를 취소하고 다시 재결제를 할텐데, 스시사장님이 딱히 어플 중개수수료를 신경안쓰시나봐요. 남는 것 없이 다 퍼주는 느낌이랄까, 손님을 생각하는 마음이 크시네요. 정말 여기는 단골이 되야겠어요. 아주 굿굿~!!