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친구들과 1년 만에 만남을 가졌다.
이날은 내가 대접하는 날인지라 어디로 할까 고민하다가 가성비 파인다이닝을 예약했다.
도산공원에 있는 콘피에르 7코스 런치가격이 무려 39000원이다!
내부는 실내를 삥 둘러있고 안에 주방이 있었다. 오픈 구조형식이라 어떤 요리를 하는지 바로바로 볼 수 있었다.
테이블은 20테이블 남짓 30분마다 손님을 시간차를 두고 예약을 받았다.
여기가 가성비 파인다이닝으로 입소문을 탄 곳이라 예약은 3주 전에 진행했다.
아뮤즈 부쉬 1-아뮤즈 부쉬 2-애피타이저-밀-메인-디저트 순으로 코스가 진행된다.
여기서 추가할 것을 물어보는데 라구 파스타에 송로버섯을 추가하면 만원이 추가된다. 우리는 딱히 추가하진 않았다.
아뮤즈 부쉬 1
직접 만든 바질 리코타 치즈에 보리와 부각, 유자 칩을 더해져 만든 요리이다. 처음 시작을 알리는 음식
그렇게 맛있지는 않았다. 바질 리코타 치즈에서 바질향이 그렇게 강하지도 않았거니와 딱 강렬하게 유자 칩 향이 강하지도 않았다.
아뮤즈 부쉬 2
제주산 딱새우를 넣은 샐러드형 느낌의 아뮤즈 부쉬. 가운데 하얀 것은 게란폼이다. 이건 맛이 꽤나 괜찮았다. 딱새우가 탱글하게 잘 조리했고 섞어먹으니 나름 괜찮게 먹은 음식. 양이 아쉽긴 해도 아뮤즈 부쉬치곤 4 숟갈 이상 떠먹었기에 나쁘지 않았다.
애피타이저
이곳의 시그니쳐 메뉴 중 하나인 배추를 활용한 요리이다. 평소에 쉽게 접할 수 있는 배추로 정말 신기한 맛이 난다. 배추를 버터로 향을 가해 수비드 해먹을 일은 집에서 없을 테니까.
거기에 그릴에 훈연해서 향도 가미했다. 보통 고기에 정성을 쏟지 야채에 몇 가지 조리를 한 건지..ㅋㅋ 거기에 백태와 유채로 만들어낸 수제 소스는 처음엔 아보카도인줄 알았다. 하지만 아보카도보다는 느끼하지 않고 크리미 하게 배추를 감싸는 느낌이 들었다.
위에 검은 건 올리브를 잘게 다진 것, 배추와, 수제소스, 올리브가 섞어서 먹는 맛이 그렇게 나쁘지 않았으나 그렇게 맛있다고 느껴지진 않았다. 평소에 맛보던 배추와는 전혀 다른 맛을 가한 것이 일반인에게는 꽤나 호불호를 갈리는 맛인 듯
meal
라구 파스타다 예전에 오스트리아 오르조에서 화이트라구파스타를 맛있게 먹었던 기억이 있어서 맛있을 거라 생각했던 요리이다. 하지만 진짜 맛은... 여기 코스요리 중에 제일 별루였다.
같이 갔었던 친구들도 다 먹기 힘들어했다.
돼지고기와 소고기로 끓어낸 라구 자체가 일단 고기 냄새가 너무 강했고 가지로 풍미를 더했다고 했으나 누린내를 잡아주지 못해 야채 비린맛까지 났다. 정말 혼돈의 조합으로 라구를 끓인 듯.
거기다 정점은 꼬릿한 향의 페코리노 치즈를 위에 놓은 것이다. 고기 특유의 누린내+가지비릿내+꼬릿내 거기에 꽈리고추로 만든 페스토가 어느 정도 무거운 맛에 중화시켜줄 줄 알았으나 꽈리고추는 매운맛을 그다지 가지고 있지 않아서 그냥 장식에 불과했다.
양이 적은 코스요리에서 음식을 남기지 않는 내가 처음으로 남긴 음식이다. 이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진짜 찐 라구 파스타 마니아층밖에 없을 것이다.
메인
한 입 먹자마자 오!! 감탄사를 냈던 요리. 삼겹살을 활용한 스테이크다.
특이하게 삼겹살은 볏짚과 함께 염지한 수비드 조리 삼겹살이며 저온 조리를 하면서 부드러운 식감과 훈연 향을 살렸다. 그리고 겉에 튀김가루를 입혀 살짝 프라이팬에 튀기기 까지. 근데 튀기지는 않았으면 좋았을 뻔했다. 계속 먹다 보니 안 그래도 느끼한 삼겹살에 더 느끼함을 가중시켰달까.
위에 얹힌 시래기가 그나마 느끼함을 달래주었다. 돼지고기를 못 먹은 친구도 위에 있는 시래기와 튀긴 로즈메리가 맛있다며 먹었다.
아래에 깔린 노란 소스는 콩으로 만든 후무스이며 방울토마토는 그냥 생으로 올라와 있었는데 왜 토마토는 조리를 안 한 건지 좀 의문이었다. 토마토도 구워주었다면 더 맛의 완성도가 있었을 것이다.
확실히 이것 요리의 맛도 참신했다. 파프리카 오일과 독특한 풍미의 시래기, 후무스 소스와 함께 삼겹살을 평소에 먹는 일은 없을 테니까 말이다. 처음 한두 입은 맛있었다가 계속 먹고 나니 느끼함과 요리의 조화가 균형 있게 어울리진 않았다.
디저트
유일하게 여러 가지 재료를 섞은 요리 중에 제일 조화로웠던 요리는 디저트였다. 라즈베리 셔벗에 스피아 민트로 만든 머랭칩이 상큼함을 더 가중시켰다.
새콤한 아이스크림에 시원한 민트가 입안을 헹궈주며 더 상큼한 맛을 배로 느끼게 해 주었다.
친구들도 이게 제일 맛있었다고 칭찬했다.
콘피에르 총평
실험적인 요리를 많이 해서 그런지 이곳 콘피에르는 다 처음 보는 맛이었다. 요리 본연의 맛을 살리기보다는 다채롭고 전혀 다른 맛을 내어 사람들 놀라게 하는 게 주목적인 레스토랑이랄까.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곳이긴 분명하다. 내 친구들은 음식에 조예가 그다지 깊지 않은, 평범한 친구들이었는데 대접받는 분위기는 좋았지만 그렇게 맛있다고 느끼진 않았다고 한다.
미각이 예민하고 새로운 음식을 도전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좋은 레스토랑. 하지만 메뉴 구성도 자주 바뀌는 편이고 여러 가지 혼합된 맛이 다 조화로운 게 아니라 맛을 악화시키고, 어울리지 않고, 그저 그런? 그런 맛의 조화도 그냥 사람들에게 내어준다는 것을 기억하자.
위에 코스에서 조화가 좋았던 요리는 디저트와 아무즈부쉬 2 딱새우를 활용한 요리뿐이었다. 그러 그랬던 건 아무즈부쉬 1, 배추요리였으며 정말 최악은 라구 파스타였다. 그리고 삼겹살 요리는 미완성의 맛.
어찌 보면 실험정신이 있는 셰프에게 실험쥐가 되어 맛보는 느낌적인 느낌? 몇 년 동안 쌓여서 축적된 맛의 조화를 느끼게 해주는 2성급 이상의 미슐랭 레스토랑을 기대하면 안 될 것이다.
재방문은 안 할 예정이며 딱 한 번쯤 새로운 맛 체험을 하면 좋을 것 같다는 친구가 있으면 딱! 한 번쯤은 가기 좋은 곳.
그리고 요리에 조예가 깊지 않은 친구가 아니면 데려오지 말 것...ㅋㅋ 괜히 비싼 돈 주고 욕먹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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